영화 목격자 결말 해석 후기, 영화가 마지막에 쓸려내려가버린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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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 흡입력 괜찮았던 연출.


평온한 가정과 긴박한 살인장면이 대비되어 각각의 상황이 도드라져 보인다. 그러나 점점 전혀 연관없던 회사원과 살인자의 활동영역이 가까워지면서 긴장감은 극에 달한다. 특히 쫓기는 와중에 갑작스럽게 엘리베이터로 상황이 연결되는것처럼 보이는 연출은 좋았고 재밌는 부분이었다.



특히 일상을 배경으로 이루어지는 '특별한 상황'은 그 자체로 진부하지만 공감할수밖에 없는 소재다. 회사원 이성민이 살인자를 보자마자 숨는 장면, 긴장감에 몸이 굳어 핸드폰을 떨구는 장면, 불을 키는 아내를 보고 기겁하는 장면 등은 지극히 현실적인 태도다. 이런 리얼한 모습에 초반에 꽤 흥미롭게 빠져들수있었다. 거기에 이성민의 날선 연기와 감정표현은 초반 몰입을 도와주는 중요한 장치였다.



살인자가 이성민이 살고 있는 층이 몇층인가 손가락으로 가리켰고 이성민은 그걸 봤다. 나같아도 이렇게 살인자에게 직접적으로 찍혀버렸으면 하루 이틀, 고민했을 것 같기에 이성민의 묵묵한 대처가 공감됐다. 그리고 초반에 긴장감을 더하는 장치들인 대답없는 전화, 이성민의 긴장된 표정 등을 통해 관객은 이성민의 주위에 아직도 살인자가 곁돌고 있음을 인지하게 되고, 그가 압박받는 상황을 충분히 공감할 수 있게된다.








중반 서서히 어긋나는 개연성


초반에 신고를 하지 않는 이성민을 관객이 공감하게 하기위해 살인자가 주는 압박감을 관객도 느끼게해야했다. 이성민에게 공감시키기 위해 그럴듯한 설정들로 초반을 잘 마무리 짓는다. 그래, 초반까지는 관객에게 그럴듯하게 이성민이 빼도박도 못하고 신고하지 않는 모습을 잘 설득시켰다. 하지만 중반부터 이러한 설득력이 힘을 잃어간다.



중반에 4층 여자가 살인자에게 죽는다. 이성민은 그걸 보고 잽싸게 도망치는데 성공한다. 그럼에도 그는 끝까지 경찰에게 신고하지 않았다. 여기서부터 이성민의 입장이 설득력을 잃어간다고 볼 수 있다. 이미 살인자가 목격자를 하나 둘 제거하고 있음을 4층 여자를 통해 파악했다면,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신고하는게 맞다. 이성민은 4층 여자가 죽은 시점부터 선택을 해야했다. 살인자가, 묵인하는 자신을 살려둘거라고 배팅하거나 경찰에게 신고하여 자신의 안위를 최대한 보호하기 위해 방법을 찾을 것인지 말이다. 하지만 이성민은 살인자가 자신을 가만히 둘거라고, 살인자를 믿고 경찰에게 신고를 하지 않았다. 이는 매우 설득력이 없는 선택이다. 아무리 경찰이 믿음직스럽지 않다고해도 경찰과 살인자 중 살인자를 믿은 샘이니 말이다.



이렇게 이성민의 행동은 중반부터 명분을 잃어버리고, 남는 것은 그의 연기력 뿐이었다. 그래 딱, 그것 뿐이었다. (중간에 경찰 버리고 경찰차 뺏어타고 집으로 가는 이성민은 이미 명분을 잃은 캐릭터의 행동이었기에 이해 할 수 없었다.)








결말 암걸리는 뻔한 전개와 긴장감을 유도하는 장치들


결말에도 말이 안맞는 부분이 상당히 많았다. 이는 중반부부터 어긋나기 시작한 설득력에 크게 기인하는 것 같다. 결말부에서 살인자의 실체는 수면밖으로 드러난다. 그리고 그는 마지막 목격자인 이성민을 제거하기 위해 힘쓴다. 그리고 타겟이 된 이성민의 아내. 형사가 집에 지키러왔는데 형사는 순식간에 살인자에게 뚝배기 한 방 맞고 하늘나라로 가버린다. 그리고 뻔하게 이어지는 죽일듯 말듯한 장면들, 형사 죽일땐 망설임 1도 없이 휘두르던 망치가 주인공의 아내한테는 순한 망치로 변해버린다. 이또한 망설임 없이 망치를 휘둘러왔던 살인자에게 전혀 맞지 않는 장면이다.


그렇게 순해져버린 망치는 이성민에게도 적용된다. 때릴 시간과 장면이 충분한데, 굳이 한 마디 내뱉으며 시간을 주는 살인자. 이때부터 이 살인자는 우리가 현실에서 볼만한 살인마가 아니라, 단지 영화속의 살인마로 변해버린다. 그로인해 살인자는 명분과 힘, 케릭터를 모두 잃어버린다.


그리고 긴장감을 더하기 위한 장치였는지 갑작스레 무너져내리는 산사태, 아... 최악이다. 이 산사태는 영화의 결말에 화룡점정을 찍는다. 초반부 좋았던 흡입력과 설정은 산사태와 함께 땅에 파묻혀버리고 중반부부터 시작된 억지스러운 설정만 걸러져 드러나게 된다.








이렇게 결말을 망쳐버린 영화지만, 해석 또는 짚고 넘어가고 싶은게 몇 가지 있다.


1. 개는 중간에 왜 사라졌나?


개가 사라진 것은 '살인자'가 가져갔다고 보는게 맞다. 중간에 개가 살아서 돌아온다. 이는 범인이, 이성민이 경찰에게 "나는 모른다구요!"라고 화내는 장면을 보고 "일단 봐주겠다"는 늬앙스로 개를 돌려보냄으로 메세지를 던진 것 같다. 결말부에 범인은 또 다시 개를 이용한다. 문 앞에 개의 머리를 짤라 둠으로써 어그로를 돌린다. 이는 범인이 개를 "매세지"로 사용하고 있었음을 추측하게한다.


2. 살인자가 새벽 2시와 4시 사이에 무슨 행동을 했을까?


살인자가 새벽 2시 이후 2시간이 지나서 새벽 4시에 살인 현장으로 돌아왔다. 이는 명쾌하게 근거가 없고 억지스런 설정이다. 영화 내에서 단순히 돌아갔다가 확인사살하러 왔다는데, 20명을 연쇄살인한 사람이 아파트 한복판에 사람을 쓰러뜨리고 2시간 뒤에 다시 확인하러 온다? 너무 어이없을 정도로 위험성이 큰 행동이다.



3. 마지막 이성민의 '살려주세요'


초반 주유소의 무신경한 남자와 살인사건을 쉬쉬하는 주민들 그리고 이성민의 "살려주세요"라는 외침은 각박한 세상에 질문을 던진다. 하지만 이 또한 영화의 설정이 어긋나버린 이상 억지스런 질문이라 느껴질 뿐이다. 실제로 저런 살인이 일어날 경우 누가 창문열고 안보겠으며, 신고를 안하겠는가 아직 세상은 그렇게 팍팍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명분잃은 영화, 이 영화가 던지는 "살려주세요"라는 질문은 왠지 터무니 없는 느낌만 남긴다.



영화 리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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