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트는 나의 '밥친구'였다. 가끔 식사를 마치고도 그의 재밌는 이야기에 눈을 못떼고 그와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하기도 했지만, 결론은 여전히 밥친구였다. 그리고 시즌5쯤 이었을까, 이 친구는 서서히 병풍으로 변해갔다. 하지만 그의 옅어진 존재감에도 불구하고, 그저 결말을 보기 위해,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처럼, 나는 그의 이야기를 멈추지 못했다. 때는 시즌6, 결국 나는 여느 권태기의 커플처럼, 그의 앞에서 핸드폰을 만지작 거렸고, 딴 짓을 마구 하기 시작했다. 결국 시즌6는 최고로 집중력이 낮았으며, 덕분에 제대로된 해석과 줄거리평을 남기지 못할만큼 내용이 드문드문 기억날 뿐이다. 이런 이유로, 후기를 적기위해 다른 이들의 결말 해석을 참고하게 됐고, 이를 바탕으로 로스트에 대한 생각을 정리했고 이제 이..